안다는 것
Paragraph 1.2.1
안다는 것
결국은 ‘안다는 것’이 무엇이냐, 나아가 ‘바르게 안다는 것’이 무엇이냐는 문제입니다. 그것이 오늘 얘기할 지식과 지혜에 직접 연결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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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1.2.2
출가자는 평생에 걸쳐 팔정도八正道와 십이연기十二緣起를 참구합니다. 그런데 ‘팔정도와 십이연기는 아는데, 공부가 안 되었다. ’고들 합니다. 이 말은 그 자체가 모순입니다. 그것은 아는 것이 아니라 그냥 정보를 기억 속에 간직한 것입니다. 컴퓨터에 어떤 정보를 넣었다고 해서 컴퓨터가 그 내용을 압니까? 아니거든요. 우리도 경을 무수히 읽고 팔정도와 십이연기를 달달 외우지만, 막상은 모릅니다. 그러니 공부가 안 되었고, 공부가 안 되었으니까 해탈·열반을 이루지 못하는 것입니다. ‘잘 안다, 다만 수행이 부족하다. ’는 식의 말은 아직 잘 모른다는 뜻입니다. 해탈·열반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잘 모른다는 증거인 셈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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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1.2.3
불교에서는 앎에 대해 깊이 관심을 기울입니다. 앎과 연관된 용어만 해도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샨냐saññā, 윈냐나viññāṇa, 빤냐paññā, 냐나ñāṇa, 아빈냐abhiññā, 빠린냐pariññā, 안냐aññā, 윗쟈vijjā, 알로까āloka, 아뇩다라삼먁삼보리anuttarasammāsambodhi… 이렇듯 여러 용어들이 있는데, 모두 ‘안다’는 한마디에 가서 닿습니다. 부처님께서 앎과 연관하여 여러 용어를 사용하실 때는 앎이 얼마나 다양한 갈래로 나뉘고 또 그 깊이가 얼마나 다른가, 우리에게 주는 효능과 결실이 얼마나 다른가, 그리고 결정적으로 앎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강조하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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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1.2.4
그러나 그 모든 앎에 대한 말씀도, 결국은 갈애를 멸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는 같습니다. 불교는 존재에 대한 갈애taṇhā를 멸하고 남김없이 뿌리째 뽑아내는 것, 그것을 위한 시설施設입니다. 우리가 부처님의 말씀을 들을 때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부처님은 실천가’라는 사실입니다. 부처님은 교리를 가르친 공리공론가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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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1.2.5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는 자신의 공부를 되돌아봐야겠습니다. 저는 그동안 기회가 닿는 대로 팔정도가 무엇이다, 사성제가 무엇이다, 불교의 중심교리는 어떤 것이다 하는 이야기를 줄곧 해왔습니다. 듣는 이들은 어쩌다 한 번씩 접하는 골치 아픈 개념들을 노트에 적고는 머리 싸매고 외우곤 합니다. 마치 학교에서 암기식으로 공부하던 버릇을 다시금 되풀이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즉, 끝없이 나오는 불교의 개념들을 소개하고, 또 그걸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과정만 되풀이된 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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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1.2.6
이제는 그와 같은 공부 방식에 대해 한번 반성하면서, 앞으로 좀 더 깊이 있는 공부를 기약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린아이가 걸음마 단계를 넘어서면 제법 쫓아다니기도 하고 뛰어다니기도 하면서 혼자서 움직이죠? 마찬가지로 여태까지는 처음 듣는 생소한 불교 개념들, 불교만이 이야기하는 특수한 이론체계들을 이해하려는 일종의 정보수집이자 지식획득의 수준에서 노력해왔다면, 앞으로는 공부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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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1.2.7
예를 들면, 팔정도의 여덟 항목이 있는데 ‘그 뜻은 이러이러한 것이다. ’ 하고 책을 통해서 읽고, 가끔씩 앉아서 생각해보기도 하고, 또 참선하면서 마음을 가다듬어 되씹곤 할 겁니다. 지혜가 밝고 전생에 공부한 업연業緣이 진하게 남아 있는 분들은 그런 과정을 통해서 팔정도에 대한 개념적 이해의 차원을 넘어서 좀 더 깊은 묘미를 스스로 체험하거나 터득하기도 하겠지요. 이처럼 개념 이해의 차원을 넘어 그 뜻을 체험하거나 터득하는 차원으로 공부의 수준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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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1.2.8
머릿속에서 지식으로 존재하는 그 개념들을 어떻게 하면 나의 구체적인 실천으로 전환시킬 수 있느냐, 이 문제가 핵심입니다. 이는 여러분뿐 아니라 수행자라면 누구나 부딪히는 문제입니다. 이것이 바로 앎을 지식의 차원에서 지혜의 차원으로 높이는 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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