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냐는 신기루
Paragraph 1.8.1
산냐는 신기루
부처님은 산냐를 신기루에 비유하십니다. 신기루는 실제 존재하는 것은 아닌데 분명히 인식은 되지요. 저는 신기루를 말로만 듣다가 TV에서 보았습니다. 카메라에 찍혀서 TV에도 나오니까 분명 신기루는 시각적 현상이지요. 그러나 신기루는 실제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서 ‘존재한다’는 우리의 믿음을 배반하는 현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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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1.8.2
산냐가 왜 신기루에 비유되느냐? 신기루는 대단히 절박한 문제지요. 저녁노을처럼 그냥 있으나 없으나 관계없는 것이 아닙니다. 사막에서 길을 잃은 사람에게 오아시스는 생명이 걸린 문제입니다. 그런 오아시스가 눈앞에 나타났다 이겁니다. 지치고 굶주리고 목마르고 허기진 인생에게 얼마나 반가운 일입니까. 쫓아갑니다. 가도 가도 신기루입니다. 그리고 오아시스는 안 나타나고 사라져버립니다. 바로 그 신기루에 비유되는 산냐가 인식의 정체입니다. 우리가 지금 인식하는 것이 헛것을 보고 신기루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것이 저 앞에 있다고 주장하면서 ‘저기 가면 목을 축일 수 있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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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1.8.3
식이 인식하는 일체가 산냐입니다.1 영어로는 퍼셉션perception이라고 번역합니다. 지각, 인식, 인지라는 뜻인데, 감각기관으로 들어온 정보를 통해 ‘무엇이다’라고 알아차리는 과정이죠.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것처럼 보이는 지각마저도 부처님 눈에는 산냐입니다. 신기루를 보고 ‘실재한다’고 믿고 쫓아가게 만드는 게 바로 산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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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1.8.4
이 산냐가 더 잡다해지면서 지식의 체계를 갖추면 이데올로기가 됩니다. 우리는 숱한 사람들을 처형하고 협박한 동서 냉전의 시대를 경험했습니다. 그런데 고르바초프가 나타나더니 마르크스와 레닌이 주장하던 신기루가 깨졌습니다. 이데올로기가 얼마나 속절없는 헛꿈이었나를 적나라하고 압축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우리의 한 생애 안에서 무상無常과 고苦를 다 볼 수 있는 보석 같은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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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1.8.5
사람들은 납치범이 설친다고 하면 ‘치안이 부재하다’, ‘정치 탓이다’라고 합니다. 사회과학자들이 나와서 정연하게 얘기하지요. 산냐는 이런 식으로 자기를 속입니다. 거기에는 엄숙한 인과 관계와 이 세상의 불가피한 고苦의 현장이 있을 뿐인데, 이것을 ‘누구 탓’이라고 인식하며 신기루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고가 더 깊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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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1.8.6
이러한 세계를 살면서 우리는 산냐의 정체를, 덧없는 환상을 품고 꿈꾸기를 좋아하는 인간의 속성을, 그리고 그 속성의 원인을 올바르게 알아야 합니다. 그러려면 우리의 인식 태도부터 달라져야 합니다. 산냐가 단순한 환상가의 꿈이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가장 냉철하다는 과학자들마저도 인간 속 깊이 작동하는 산냐를 보여주는 장본인입니다. 과학 기술의 발전에 미래의 희망을 걸고 쫓아가는 사람들의 꿈이야말로 또 하나의 산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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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1.8.7
‘뭐만 해결되면 문제는 끝이다, 누가 나오면 해결 된다’ 하는 식으로 생각하는 것도 식의 한계성과 산냐 놀음을 보여주는 어리숙한 모습이라는 것을 볼 줄 안다면, 우리는 속지 않는 법을 배우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대중매체가 말하는 얄팍한 언어의 희롱에 속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문제를 더 깊이 인식할 것이고, 우리의 기대를 조절하는 법도 알게 될 것이고, 매스컴의 농간에 말려들어 희생당하는 일도 없어질 것입니다. 나아가 우리의 한계성을 인지하고 극복하는 길도 알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산냐를 벗어나는 것은 대단히 현실적이고 절박한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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