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색, 식의 대상
Paragraph 1.6.1
명색, 식의 대상
부처님은 식의 질서에 부응해서 나타나는 연기 현상이 명색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면 명색은 무엇인가? 식이 앎의 질서를 형성해낼 때, 그 알게 되는 대상이 명과 색입니다. 명색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해석이 있습니다. 명색을 개체라고 이해하여 정신성과 물질성을 구족한 활동하는 개체, 즉 개인으로서의 인간을 명색이라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그런 개념에 대한 복잡한 논의는 이 자리에서는 일단 보류해둡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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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1.6.2
명색은 ‘나마 루빠nāma-rūpa’니까 이름과 물질이지요. 영어로는 정신성-물질성mentality-materiality으로 번역합니다. 명名-색色, 즉 정신세계-물질세계는 경험의 주체와 그 경험 환경을 조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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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1.6.3
명색을 이해할 때 핵심은 명과 색이라는 그 둘이 실체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실체가 아닌 것에 우리가 붙인 이름이 명이고, 실체가 아닌 것을 감각적으로 인식할 때 나타나는 차이가 색입니다. 색은 차이에서 발생합니다. 붉은 색은 흰색과의 차이 때문에 ‘붉다’는 이름이 붙고 또 ‘붉다’고 인식하는 것입니다. 차이가 있으므로 색이지요. 차이의 정도가 미미할 때는 인식도 못하다가 차이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면 인식이 이루어집니다. 차이 때문에 색깔을 알고, 형상을 알고, 움직임의 형태를 지각하게 되는 것이 색이라면, 그 차이에 붙여지는 이름이 명인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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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1.6.4
앞서 언급한 《숫따니빠아따》 〈대품大品〉 마지막 경에는 부처님이 연기를 설하시는 내용이 나옵니다. 여기서 명색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명색은 모사담마mosadhamma다. ’ 모사담마란 가법假法, 위법僞法이란 뜻이니, 명색은 거짓 법이요 허위 법이라고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명색은 진실이 아니고, 오로지 열반만이 진실이다.1 이렇듯 열반과 대칭되는 개념으로서 명색을 말씀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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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1.6.5
명색에 대해 서양에서는 이른바 정신세계와 물질세계로 이해하지만, 연기법의 설명은 좀 다릅니다. 부처님은 식과 명색을 구별하시거든요. 명색의 명이라는 말로 정신세계를 덮어버리면 되겠는데, 식과 명을 또 구분하고 계십니다. 그게 불교가 세상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서양철학과 어떻게 다른가를 보여주는 아주 중요한 대목입니다. 서양 철학에서는 정신세계와 물질세계가 전부지요. 그런데 불교에서는 식을 별도로 세웁니다. ‘식이 있으면 명색이 있고, 명색이 있으면 식이 있다. ’ 그런데 ‘명색은 가법이요 위법이다. ’ 그러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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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1.6.6
연기법에 따르면 과거세에 지은 여러 행위들이 금생의 행으로 작용하여 금생의 식을 규정합니다. 이 금생의 식을 가지고 육처에 의해 접촉[觸], 느낌[受], 갈애[愛], 집착[取]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 우리의 삶인데 ‘촉, 수, 애, 취’를 하는 대상은 명색이지요. 이렇듯 거짓 법이요 허위 법인 명색을 대상으로 하면서, 명색을 갈애하고 집착하면서, 명색에 갇혀 살고 있는 것이 중생의 삶입니다. 그 모두가 식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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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1.6.7
명색을 대상으로 아는 것이 식이므로, 식은 그 이상은 모릅니다. 식은 명과 색의 한계에 매여서 그 범위 안에서만 무엇을 감지하고 인식하고 어떤 반응을 나타낼 뿐입니다. 식은 명색이라는 절대 한계 내에서만 사물에 질서를 부여할 뿐, 그 이상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어요. 식은 명과 색에 대해서만 인연이 있을 뿐 명색이 아닌 세계에 대해서는 속수무책이에요. 이러한 한계성으로 식을 이해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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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1.6.8
식은 명색밖에는 놀 대상이 없는 놈이니까, 식이 부딪치는 것은 언제나 명색이요, 명색이라는 차이의 세계입니다. 그래서 이놈은 분별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분별의 대상도 온도의 차이나 재력의 차이처럼 현상세계의 차이일 뿐입니다. 현상적 차이의 세계에 매여 있는 식은 조금 더 미세한 차이를 찾아내어 구별하려고 노력할 뿐 그 이상을 넘어서지는 못합니다. 이것이 식이 지니는 기본적 한계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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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1.6.9
결국 인간은 명색을 대상으로 놀고 있는 식의 전개 과정에서 벗어나지 못한 존재입니다. 인간도 그렇고, 동물도 그렇고, 이른바 중생계라는 것은 바로 식이 명색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놀음, 바로 그겁니다. 식은 명색을 대상으로 어떻게 노느냐? 바로 ‘육입六入을 통해서, 육경六境을 상대로 해서, 촉, 수, 애, 취를 하며 논다’는 겁니다. 이게 십이연기의 중간 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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