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방울의 아我․타他 인식
Paragraph 1.5.1
물방울의 아我․타他 인식
저는 조심스럽게 식識을 이렇게 비유해보겠습니다. 바다에 바람이 불면서 파도가 치면 물방울이 튑니다. 그 물방울이 바닷물로부터 떨어져 나온 순간 전체 바닷물과 떨어진 ‘하나의 물방울’이라는 분리 현상이 발생합니다. 이 물방울과 전체 바닷물 사이에는 큰 차이가 없어요. 바닷물은 물방울이 나온 곳이고 나중에 다시 돌아갈 곳이니까 둘 사이의 관계에서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 토론 Discussion

  1. (name)(text)
  2. (name)(text)

Paragraph 1.5.2
그러나 물방울이 하나만 튀어 나오는 게 아닙니다. 비슷한 물방울들이 숱하게 튀어 오르겠지요. 이 물방울이 튀고 저 물방울이 튀는데, 이렇게 같이 튕겨져 나온 물방울들끼리의 관계가 문제입니다. 같이 튕겨져 나온 물방울들 간에는 ‘나와 너’라는 인식의 태도가 형성됩니다. 이것이 식識입니다.
  • 토론 Discussion

  1. (name)(text)
  2. (name)(text)

Paragraph 1.5.3
그런데 이 식이 무명의 권속이라는 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거대한 바닷물의 작은 일부에 불과하고 결국은 다시 바닷물에 합쳐질 것을 아我와 타他로 구분하니, 사물을 보는 눈이 항상 피상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식이 가는 데는 으레 그 그늘에 ‘나’가 따라붙습니다. ‘나’가 따라가니까 ‘너’가 있어요. 아我와 타他의 구분, 이것이 식의 근성입니다. 이처럼 피상적으로 아와 타를 나누고, 모든 것을 자기를 중심으로 한 이편과 저편으로 분리시켜 ‘윈냐나[識]’합니다. 대상을 분리시켜서 이해하는 것이지요. 사물을 일체로 이해하는 게 아니라, 남으로 분리시키고 객체화하여 이해하고 아는 것입니다.
  • 토론 Discussion

  1. (name)(text)
  2. (name)(text)

Paragraph 1.5.4
‘나와 너’로 인식하면 사단이 벌어집니다. 물방울이 그렇게 따로 따로 떨어지는 것은 행行에 의한 것인데, 그렇게 떨어져 나온 놈들끼리 부딪치기도 하고, 좋은 관계 혹은 불편한 관계를 맺는 게 사단이지요. 일단 사단이 벌어지면 그것을 교통정리하기 위해 어떤 일반성이나 규칙성, 혹은 확률성으로 문제를 정리하는데, 그것이 식이 하는 일입니다. 그것도 나름의 질서인데, 그 질서를 부여하는 것이 식입니다.
  • 토론 Discussion

  1. (name)(text)
  2. (name)(text)

Paragraph 1.5.5
단순히 ‘아는’ 것이 아니라 ‘나름의 질서를 부여해서 안다’는 얘기입니다. 예를 들면 컴퓨터도 무엇인가를 아는 작업을 해냅니다. 하지만 컴퓨터가 능동적으로 알아서 하는 것이 아니지요. 거기에는 프로세스의 전개만 있을 뿐입니다. 그럼에도 컴퓨터 속에서도 충분히 앎이라고 부를 수 있는 어떤 현상이 벌어집니다. 심지어는 인공두뇌까지도 나올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기계도 아주 초보적인 단계의 식 활동을 하는 것이지요.
  • 토론 Discussion

  1. (name)(text)
  2. (name)(text)

Paragraph 1.5.6
컴퓨터는 단순하게 0과 1을 처리하는데, 그 0과 1이 무질서 속에 있을 때는 카오스이고 혼돈이지요. 하지만 거기에 어떤 질서가 부여되면서 앎이 발생할 때, 그것을 식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누가 무엇인가를 안다. ’는 현상의 배후에서는 식이 나와 너를 구분하는 프로세스가 벌어지고, 혼돈이 아닌 어떤 확률성과 개연성이 결합되어 앎이 일어나는 과정이 진행됩니다.
  • 토론 Discussion

  1. (name)(text)
  2. (name)(text)

Paragraph 1.5.7
이렇게 식을 이해한다면, 식은 교통정리의 식 혹은 질서유지의 식이 되겠지요. 그런데 이 질서라는 것도 그 변화가 끝이 없습니다. 한쪽으로는 기존 질서가 끝없이 깨어져 나가고, 다른 한쪽으로는 어떤 습성이 강화되면서 새 질서가 만들어지겠지요. 이런 두 가지 추세가 다 질서일 수 있고, 그런 질서가 모두 식의 활동에 포함된다고 하겠습니다. 이와 같은 식이 나름의 질서를 부여하는 대상이 명색입니다.
  • 토론 Discussion

  1. (name)(text)
  2. (name)(t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