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으로 가라앉힌다
Paragraph 6.9.1
호흡으로 가라앉힌다
조금 전 수행이라는 말을 썼습니다. 그런데 ‘수행’, 이 말은 공부라는 말이나 마찬가지로 참으로 무겁고 어렵습니다. ‘수행, 수행’ 하다 보면 나중에는 수행 노이로제에 걸려요. 그래서 수행은 점점 어려워지고, ‘나는 그런 것 못 할 것 같아.’ 이렇게 되지요. 그것은 식識이 명색名色에 대해서 벌이는 또 하나의 놀음이에요. 식 놀음을 바로 보고 거기서 빨리 벗어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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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6.9.2
명名이 무엇인가? 명은 신기루입니다. 부처님이 오온 중 상想을 신기루라 하셨는데 상뿐만 아니라 수受vedanā‧상想saññā‧사思cetanā‧촉觸phassa‧작의作意manasikāra를 가리키는 명名nāma, 즉 일체의 이름이 신기루입니다. ‘수행’이라는 말도 또 하나의 이름인 것입니다. 이름을 반복하다 보면 거기에 개념이 붙고, 그 개념에 사로잡히다 보면 점점 어려워집니다. 시험을 앞둔 고3 학생들이 시험 노이로제에 걸린 것과 똑같지요. 그것이 다 명색 놀음에 빠진 겁니다. 그 타성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명名에 수受·애愛·취取가 더 긴밀하고 빠르게 진행되어 유有becoming를 빚어낸다는 사실입니다. 이것이 반복되면 마침내는 뭔가가 있는 것처럼 되어 버리고, 영락없이 또 다른 윤회라는 쇠사슬의 고리에 매여 생사를 되풀이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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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6.9.3
그렇기 때문에 ‘수행을 신화화하거나 절대 영약으로 만들거나 하지 말라! 맹목적 무지에 의해서 되풀이되는 이름[名]의 습관적 확대 재생산 과정을 중단하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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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6.9.4
공부란 뭐냐? 명색으로 구분해서 무엇이든 찢어발기는 분별의 나락에 빠진 삶을 좀 더 집중적으로 파악하고 하나로 뭉쳐 이해하고 나서 마침내 그것을 던져버리도록 노력하는 게 공부입니다. 부처님이 하시는 말씀이 그 뜻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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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6.9.5
그러니까 ‘어떻게 해서든지 십이연기의 순順과정을 중단시키도록 노력하라. 그게 수의 단계든, 애의 단계든 취의 단계든, 거기에 마음이 갈 때 그 마음을 붙잡아라. 그리고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게 하라. 붙잡아서 그놈을 딱 들여다봐라. 들여다보면 사라진다.’ 이 말입니다. 그놈이 바로 신기루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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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6.9.6
어떤 절박한 상황도, 심지어 내 몸의 병까지도 신기루입니다. 엄밀한 의미에서 업業이라는 것이 신기루 아닙니까. 업이라는 게 되풀이되는 과정에서 붙은 탄력이지 달리 무엇입니까? 그게 병도 되고 운명도 되고 팔자도 되고, 인생살이를 좌우하는 요소가 되는 것이지요. 따라서 촉觸·수受·애愛·취取를 어느 시점에서든 붙잡고 들여다봐라. 나쁜 놈이 제멋대로 놀아나도록 놓아두지 말고 그놈을 꽉 붙잡아 꼼짝 못하게 하란 말입니다. 그러려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하는데, 정신을 바짝 차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몸을 반듯하게 바른 자세로 제어하라. 결가부좌가 왜 좋은가 하면, 오래 앉을 수 있는 가장 이상적 자세이기 때문입니다. 결가부좌를 하면 자연히 허리가 곧추서게 됩니다. 이 자세가 되어야 호흡이 정상적이고 길어져 안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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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6.9.7
물론 ‘꼭 그래야 한다. 안 하면 안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하면 이익이고 안 하면 그만큼 손해일 뿐이지요. 그러니 강박적으로 받아들일 게 아니라 ‘하면 이익이 된다더라. 짧은 인생에 이왕이면 빨리 이익을 보자’ 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돈 몇 푼에 생명도 바치는 시대가 아닙니까. 돈과는 비교할 수 없는 이 수행의 중요한 의미를 찾기 위해서 앉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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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6.9.8
우리는 지금 그 의미를 찾으려고 하는 겁니다. 그래서 호흡부터 제대로 장악하고 몸의 자세도 제대로 익혀서 오래 일심을 유지하려는 겁니다. 정법正法을 갖추려고 하면 정좌를 해야 하고, 정좌를 하면 마음도 자연히 안정되고 고요해지지요. 고요야말로 불교에 들어가는 기본입니다. 마음이 고요해야 인생이 고요해지고, 인생이 고요해야 금생에 향상을 이룰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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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6.9.9
여러분은 ‘뭐, 이 바쁜 세상에 언제 고요할 틈이 있나’라고 하겠지만, 그것 또한 명색에 속은 것입니다. 바쁜 세상은 없습니다. 바쁜 체 시늉을 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것이 명색입니다. 명색 놀음을 놓고 식識이 ‘바쁘니 어쩌니’ 하고 있는 겁니다. 바쁘다는 것은 사실 근거도 없이 습관적으로 하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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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6.9.10
그러니 여러분은 지하철을 타고 앉았건 집에서 변기에 앉아 있건 어떤 상황에서도 고요한 자세를 취하라는 것이지요. 길을 걸으면서도 고요하도록 노력하고, 일을 하면서도 고요하도록 노력하라는 겁니다. 정념, 바른 마음챙김을 갖추라는 것은 쉽게 말하자면 고요해져야 한다는 뜻입니다. 고요해지려면 정신을 차려야 합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면 우리가 불필요한 여러 일에 정신을 팔아 마음이 분주하고 들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스스로 일을 만들어서 거기에 매여 헐떡거리면서 ‘팔자가 어떠니, 세상이 어떠니’ 하고 있는 자기 자신이 보입니다. 고요해야 그게 보인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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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6.9.11
라디오를 들으면서 책을 보고, 게다가 발을 굴리면서 음악에 장단까지 맞춘다면, 그 사람이 어떻게 고요해질 수 있겠어요. 물론 자기들은 ‘집중하고 있다’고 해요. 그러나 그것은 습관성 집중이겠지요. ‘참 집중’은 고요해져야 가능합니다. 고요하려면 어떻게 할까요. 방법은 딱 하나 호흡을 고요히 가다듬는 것, 바로 그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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