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념은 어떻게 묶는가?
Paragraph 6.10.1
잡념은 어떻게 묶는가?
호흡을 고요히 가다듬고 앉아 있어도 잡념이 들지요. 잡념이 당연히 들지요. 우리는 망상 덩어리니까요. 식識이라는 놈은 잡념도 들게 하고 지켜보기도 하는데, 이 식은 한 순간에 한 가지밖에 못 합니다. 그냥 막연하게 ‘잡념이 들어오는 게’ 아닙니다. 식은 한 찰나에 생겨났다가 다음 찰나에는 망상으로 외출을 나갑니다. 수시로 왔다 갔다 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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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6.10.2
보통은 식이 저쪽 바깥에 가서 노는 게 여태까지의 습習입니다. 우리 중생이 그동안 해온 짓은 저기에 가서 노는 것입니다. 철부지 어린애를 꿇어앉힌 것과 똑같아요. 어린애는 어떻게든 엄마 몰래 밖에 나가서 놀고 싶어 합니다. 그것을 부처님은 ‘길들지 않은 야생 코끼리가 숲속에 가서 놀고 싶은 것과 똑같다’고 비유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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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6.10.3
야생 코끼리를 붙잡아다 마당으로 데리고 와서 길을 들여요. 왕이 전쟁 때 타고 나가는 코끼리로 길들이기 위해서지요. 말뚝을 박아 놓고는 이놈을 붙잡아다가 말뚝에 끈으로 묶어서 도망가지 못하게 합니다. 그러고 나선 먹이기도 하고 굶기기도 하고 매질도 하면서 길들여나가요. 그런데 코끼리가 원체 힘이 세서 툭하면 묶은 끈을 끊고 도망가 버려요.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지요? 코끼리가 도망갔으니까 포기하고 앉아 있나요? 전쟁은 언제 터질지 모르고, 왕은 빨리 전투용 코끼리로 만들라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쫓아가서 다시 붙잡아 와야지요. 그 길밖에 없지요. 우리의 생각도 망상으로 나갔으면 쫓아가서 다시 잡아오는 겁니다. 그것을 ‘챙긴다’라고 합니다. 쫓아가 잡아와서는 다시 묶어요. ‘염처念處’라는 말뚝에다가 ‘사띠’라는 끈으로 묶어요. 호흡은 염처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호흡을 관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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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6.10.4
호흡에 묶어놓아도, 끈은 약해서 코끼리는 툭 끊고 나가버려요. 하루에 열 번, 백 번, 천 번, 만 번, 십만 번이라도 나가지요. 나갔다 하면 챙겨 와야 합니다. 그런데 코끼리 길들이는 자도 아직 정신을 제대로 차리지 못한 형편인지라, 코끼리가 나간 지 한참이 지나도 나간 줄도 몰라요. 모르고 있다가 한참 후에야 ‘어, 나갔네’ 하면서 챙기지요. 어떤 때는 하루 종일 놓치고 있다가 겨우 한 번 챙길까 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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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6.10.5
그것은 코끼리 잘못이 아닙니다. 코끼리가 금방 내 말 들어주는 법은 없지요. 코끼리에게 아무리 사정해도 안 되고 굶겨도 안 돼요. 힘이 세거든요. 힘이 세니까 길들이는 것이지, 힘없는 놈 같으면 전쟁터에 데리고 갈 수 있겠어요? 힘이 세니까 길들일 만한데, 그렇게 힘이 세니까 자꾸 끊고 나가요. 그러나 하루에 한 번이라도 챙기면 챙기지 않던 과거와는 사정이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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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6.10.6
하루에 한 번, 두 번 챙기면 나중에는 다섯 번, 열 번, 백 번 챙기게 돼요. 그렇게 계속 챙겨서 하루에 천 번 챙긴다면 하루에 한 번 챙기는 것과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금방 알아차리게 되지요. 나갔다는 것을 금방 알아차리니까 금방 잡아오지요. 금방금방 잡아오면 마침내는 이놈도 ‘아, 지독한 주인이다’ 하고는 포기하고 체념합니다. 체념이 되니까 순하게 길들여져요. 이제는 화살이 날아와도 도망가지 않는 연습을 할 수 있어요. 그렇게 길들이는 겁니다. 천 번 만 번이라도 챙기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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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6.10.7
팔정도 중에서 ‘항상’이라는 말이 붙는 단어는 정념正念, 바른 마음챙김밖에 없습니다. 다른 것들은 말해야 할 때 바른 말 하면 되고, 생각해야 할 때 바른 생각을 하면 되는데, ‘항상 뭔가를 유지하라’는 부처님의 간곡한 말씀은 단지 정념에 대해서뿐입니다. 사다 사또sadā sato. 항상 정념, 마음챙김을 유지하라. 잠시도 마음챙김을 놓치지 않도록 노력하라. 이렇게 강조하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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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6.10.8
바른 마음챙김, 정념은 중도심입니다. 이 정념이 바로 중도와 가장 계합契合되는 것입니다. 예컨대 거짓말을 하지 않는 데는 타협도 중용도 없지요. 몸가짐에서도 적당한 타협은 없습니다. 그래서 거기에는 ‘중中’이라는 말이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이제 정진을 통해서 해탈하겠다고 애를 쓰다 보면 마음이 급해지고, 조바심치게 되고, 발을 뻗고 울게도 되고, 더 극단적인 고행을 해야겠다 생각하고 밤을 새우며 용맹정진하고……. 이렇게 되어버립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가운데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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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6.10.9
중도를 벗어나지 않고, 즉 팔정도에서 벗어나지 않은 채로 너무 조급하게 서둘다가 돌부리에 채여 넘어지지 않고, 반대로 만만디 거북이걸음으로 허송세월 하지도 않는 것, 그것이 정념입니다. 경전 《상응부》의 제일 첫 경에 보면 어떤 천신이 내려와서 부처님에게 물어요. ‘그 험난한 흐름을 어떻게 건넜습니까?’ 부처님은 대답하십니다. ‘나는 급하게 서두르지도 않고 느리게 지척거리지도 않았기에 건널 수 있었다.’ 그렇게 정념은 항상 하되, 급하지도 느리지도 않게 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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