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의 씨
Paragraph 5.7.1
복의 씨
다음에는 씨를 준비해야지요. 복의 씨는 무엇일까요? 복의 밭은 연기법입니다. 연기법의 궁구요, 연기법에 대한 이해요, 연기법의 실천이요, 연기법에 따른 삶이 복전입니다. 우리가 연기법에 따라 살 때 이게 바로 복전입니다. 그러면 그 다음에 거기에 뿌릴 씨는 어떤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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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5.7.2
부처님이 설하신 만고불변의 복 씨가 있습니다. 바로 팔정도八正道의 첫 머리인 정견正見, 바른 견해입니다. 그런데 바른 견해를 알려면 사성제를 알아야 하고, 사성제를 알려면 또 십이연기법을 이해해야 합니다. 복잡해 보입니다만 화두로 삼으시고 여기서는 다만 ‘바른 견해가 최고의 복의 씨다’라는 점만 새겨 놓기로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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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5.7.3
여기서는 우리 입장에 좀 가깝게 복의 씨를 생각해 봅시다. 지금 이 시대에 특히 한국 민족에게 복의 씨는 무엇일까? 저는 세 가지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앞에서 복 밭도 삼보 세 가지였으니까 씨도 세 가지를 생각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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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5.7.4
첫째 씨앗은 정직입니다. 형식적인 정직이 아닙니다. 우리가 수행하는 데 제일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에 대한 정직성입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정직처럼 힘든 게 없습니다. 그러나 자기 자신에 대한 정직을 공고한 습관으로 굳혀서 확보하기 전까지는 공부 길에 들어섰다 할 수도 없고 진척을 이룬다 할 수도 없습니다. 정직! 그것도 자기 자신에 대한 정직, 자기를 속이지 않는 정직이 제일 중요한 복 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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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5.7.5
왜 제가 정직을 앞에 내세웠는가는 여러분도 공감하시리라 믿습니다. 거짓은 불교의 최대 적입니다. 그리고 과연 우리 한국 문화에서 정직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는지 조차 의문스러운 게 요즈음 세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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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5.7.6
요새 이럽디다. ‘정직하라는 가르침을 따라 살아서는 잘 살 수 없다. 남 안 속이고 도둑질 안 하고서 어떻게 돈을 벌고 사나? 그러니 정직하라는 말은 잠꼬대다.’ 동서고금의 성인들이 힘주어 강조했던 정직이라는 가치가 오늘날에는 독소나 잠꼬대가 되어 버렸습니다. 자식을 가르칠 때도 ‘정직해라’ 하기 어렵고 되레 ‘저놈의 자식 너무 정직해가지고 사회에 나가서 당하기만 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앞섭니다. 그러니 부모가 자식에게 정직하라고 힘주어 말할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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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5.7.7
우리는 어떻게 보면 정직을 매도하고 파묻어 버리는 일에 은연중 다 동참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렇게 한 것이 어제 오늘만의 일이 아닙니다. 그 과보로 오늘날 이렇게 불신과 기만과 능멸과 자모自侮가 충만한 오탁악세汚濁惡世 세상에 살면서 자식도 거기에 맞도록 길들이는 것 아닙니까? 그 씨도 우리가 뿌렸지 어디 딴 데서 온 것이 아닙니다. 연기법으로 보면 우리에게 닥친 것은 모두 우리에게서 비롯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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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5.7.8
우리가 얼마나 체계적으로 정직을 매도하고 비난했는지, 얼마나 체계적이고 철저하게 정직을 파묻어왔는지는 조금만 깊이 생각해 보면 수긍할 수 있습니다. 이런 처지에 자식들에게 정직을 바랄 수 있습니까? 오히려 정직보다는 유능한 인물, 소위 ‘한국적 유능’을 바랍니다. 자식에 대해서도 그렇고,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그렇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신문과 라디오에서 접하는 소식들이 이런 현실적인 모순 속에서 우왕좌왕하고 있는 우리 민족의 모습이요 문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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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5.7.9
그런데 ‘정직하면 못 산다’라는 주장이 사실이라면 여기서 이런 말 해봐야 소용없지요. 이 대목에서 연기법적인 사고를 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연기법적으로 본다’라는 것은 사실을 궁구하고 천착해 들어가는 노력이지 겉에서 피상적으로 보고 적당히 빨리 결론짓는 그런 태도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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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5.7.10
부정직한 사람의 부가 오래가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까? ‘정직하면 못 산다’라는 것은 허구에 불과합니다. ‘부정직하면 잘 산다’는 역설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습니다. 부정직하면 잠깐 눈 먼 돈은 만질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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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5.7.11
‘정직하면 못 산다’는 말이 조금이라도 사실인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정직하지 않아야 잘 산다’는 말이 옳은 것은 아닙니다. 분명히 잘못된 말입니다. 이 문제에 대해 서둘러 어떤 형태로든 결론지으려 하지 말고 정말 ‘정직하면 못 사는가?’, 정말 ‘정직하면 불편한가?’, ‘정직은 무엇인가?’ 이런 질문에 대해 한번 깊이 생각해 봅시다. 언제부턴가 막연하게 가지게 된 일반화된 관념이겠지만, ‘그것은 하나의 근거 없는 미신이요 신화일는지도 모른다’라는 괄호를 붙여 봅시다. 그러고서 정직이 무엇이며, 정직한 사람이 정말 복을 누리지 못하는가. 또 정직하지 않은 사람이 복을 누리는가를 생각하며 지금부터 세상을 잘 관찰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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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5.7.12
물론 정직해 보이는 사람이라도 정직이 아직 덜 익어서 외양만 정직하고 내면은 거짓인 경우도 많습니다. 그건 구별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러니 참 정직은 어떻게 익어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지도 관찰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웃뿐만 아니라 나라 간에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잘 사는 나라에 정직한 국민들이 많은지 아닌지? 정직의 기풍이 혹은 거짓의 기풍이 지배적이어서 그 나라가 잘 사는지도 관찰해 봐야겠습니다. 잘 살지 못하는 나라에서 자기 혼자 잘 사는 사람이 과연 오랫동안 잘 사는지 어떤지도 관찰해 봐야겠지요. 어쨌든 이 정직 문제에 대해서 미신적, 신화적 단계를 벗어나 확신을 가질 때까지 궁구해 보길 바랍니다. 그것이 연기법적인 사고 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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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5.7.13
둘째 씨앗은 성실입니다. 정직하지 않다는 것, 특히 자기에게 정직하지 않다는 것은 반드시 불성실로 나타납니다. 불성실한 탓에 자기에게 정직하지 않게 되고, 또 자기에게 정직하지 않을수록 불성실해지고 방일放逸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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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5.7.14
셋째 씨앗은 겸양입니다. 특히 오늘 이 시점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겸양이 큰 복의 요인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겸손할 줄 알고 남에게 양보할 줄도 아는 요소는 분명히 복을 키우는 씨앗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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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5.7.15
정직, 성실, 겸양 이 세 가지 덕성은 복의 씨로서, 복의 요인으로서 필수적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것은 경의 말씀도 아니고 절대적인 것도 아닙니다. 제가 오늘날 한국 문화를 보면서 복을 키울 씨앗으로서 찾아본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도 얼마든지 다른 복의 씨를 첨가하거나 삭제해서 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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