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으로 마음 다루기
Paragraph 2.6.1
불법으로 마음 다루기
그러면 불법으로 어떻게 마음을 다루어 나가고, 어떤 과정을 거쳐서 제대로 조복 받느냐? 바로 여기서 팔정도八正道라든가 십이연기十二緣起 같은 부처님 지혜의 극치가 나오는 거지요. 그렇게 들어가면 누구도 당황하거나 전도되는 일이 없이, 가장 비밀스런 영역이고 성역에 속했던 마음의 세계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마음을 갈가리 찢고 빗질해서 마침내는 자기 것으로 만들어서 마음껏 아름다운 데 쓸 수 있습니다. 그 과정을 부처님이 코끼리 길들이기에 비유하고 계십니다.
  • 토론 Discussion

  1. (name)(text)
  2. (name)(text)

Paragraph 2.6.2
우리 마음은 길들지 않은 야생 코끼리입니다. 이 코끼리는 숲속을 돌아다니는 것이 습성이지요. 어디 딱 매여 가만히 있는 것은 제 팔자에 없는 일입니다. 왕이 전쟁에 나갈 때는 길이 잘 든 코끼리가 필요하지요. 길들지 않은 코끼리를 타고 나갔다가 화살 한 대만 날아와도 놀라서 도망을 간다거나 하면, 이건 전쟁에 진 겁니다. 지도자가 탄 코끼리가 지도자의 마음과 똑같이 의연하게, 화살과 창이 마구 날아들어도 조금도 두려움 없이 전진할 때 전진하고, 지킬 때 지키고 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전쟁에 타고 나갈 코끼리를 단단히 길들여야 합니다.
  • 토론 Discussion

  1. (name)(text)
  2. (name)(text)

Paragraph 2.6.3
그와 같이 이 마음도 길들여서 탐·진·치 삼독심이라는 무시무시하고도 뿌리 깊은 적과의 싸움에 나가 마라의 온갖 유혹, 협박, 공갈, 교란에도 조금도 흔들림 없이 의연하게 싸워서 승리를 거두어야 합니다. 우리는 마음이란 놈을 타고 갈 수밖에 없거든요. 우리가 전쟁하는데 마음 말고 믿을 게 뭐 있어요? 몸을 가지고 탐·진·치와 싸우면 이기겠습니까? 마음, 이 마음을 길들여서 마음을 타고 탐·진·치 삼독심이라는 적을 격파해야 된다 이 말입니다.
  • 토론 Discussion

  1. (name)(text)
  2. (name)(text)

Paragraph 2.6.4
그러면 이 마음을 어떻게 길들이느냐? 마음을 길들이되 코끼리 길들이듯 하라는 겁니다. 그러면 코끼리는 어떻게 길들이는가? 숲에 가서 힘센 수놈 야생 코끼리를 잡아와서는 널찍한 땅에 말뚝을 튼튼하게 박고 실한 끈으로 목과 발을 단단히 묶어 매어 도망 못가도록 하는 겁니다. 그러고는 먹이도 줬다가 굶기기도 했다가, 말을 안 들으면 막대기나 창 같은 걸로 찔러 고통도 주고 잘 들으면 칭찬도 해주고 하면서 길들이는 거지요. 그런데 코끼리가 얼마나 셉니까. 이놈이 날뛰기 시작하면 여간한 끈도 끊어지고 말뚝도 빠져버립니다. 그러곤 자기가 살던 숲속으로 도망가 버려요. 숲속에 가서 막 휘젓고 돌아다니는 것, 이게 코끼리는 좋거든요.
  • 토론 Discussion

  1. (name)(text)
  2. (name)(text)

Paragraph 2.6.5
우리 마음은 코끼리보다 열 배 백 배 더 강력합니다. 이놈은 도망을 가는데 찰나지간에 도망쳐 버리니, 우리는 마음이란 코끼리가 도망을 갔는지 안 갔는지도 모르고 있기가 십상이지요. 처음 시작하는 사람은 하루에 한 번 코끼리 챙기기도 어려워요. 코끼리는 벌써 도망갔는데 그냥 멍하니 딴 짓하고 앉았다가 나중에서야 ‘아이고 참, 내가 코끼리 길들이려고 잡아왔는데 어디 갔나?’ 벌써 간지가 오래돼. 하루에 한 번 챙기기도 어려워요. ‘아, 내일은 잘해봐야지. 내일은 내가 그놈을 꽉 잡아 묶어서 다시는 도망 못가도록 해야지.’ 결심을 하고는 잡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바로 챙기기는 참 어렵지요. 한참 있다가 생각나면 ‘아 참, 오늘 이거 해야지.’ 하고 챙깁니다. 그리고 찰나지간에 코끼리는 또 도망가 버렸는데 꾸벅꾸벅 졸고 앉았거나 딴 생각하고 앉아 있습니다.
  • 토론 Discussion

  1. (name)(text)
  2. (name)(text)

Paragraph 2.6.6
하루 두 번 챙기면 상당한 진전입니다. 처음에 하루 한 번 챙기다 두 번만 챙겨도 진전이지요. 그렇게 해서 하루에 세 번, 네 번, 다섯 번… 챙기는 횟수가 늘어 가면 그 사람은 착실하게 공부를 하는 것입니다. 그러다 챙기는 게 습관으로 자리를 잡게 되면 상당히 부지런하게 챙깁니다. 도망가면 이내 따라갑니다. 멀리 못 갔으니까 금방 잡아옵니다. 붙잡아 놓으면 또 도망가지요. 도망가지 않기를 바라면 안 됩니다. 도망가는 것이 코끼리의 생리이듯 도망가는 것이 마음의 생리입니다. 여러분이 조금 해보다가 ‘아이고 다른 사람은 잘 되는 것 같은데, 나는 안 돼.’ 이렇게 생각하기 쉬운데, 아닙니다. 원래 마음이란 놈이 그렇습니다. 그래서 자꾸 도망갑니다.
  • 토론 Discussion

  1. (name)(text)
  2. (name)(text)

Paragraph 2.6.7
문제의 요체는 하루에 백 번이든 천 번이든 만 번이든 따라가는 데 있습니다. 그래서 부지런히 계속 잡아오는 겁니다. 만 번을 가든 십만 번을 가든 잡아만 올 수 있다면 그 사람은 정말 공부하는 사람입니다. 잘하는 공부인입니다. 포기하면 그 사람은 중도 낙오자입니다. 그저 그뿐입니다. 도망간다고 한탄할 필요는 없습니다. 원래 마음은 그런 것이니까요. 그저 부지런히 잡아와서 염처念處라는 말뚝에 염念이라는 밧줄로 묶는 것입니다.
  • 토론 Discussion

  1. (name)(text)
  2. (name)(text)

Paragraph 2.6.8
그런데 이 밧줄은 약합니다. 아직 우리가 마음 길들이는 훈련이 안 되어 있기 때문에 염력念力이 약해요. 그래서 자꾸 도망을 갑니다. 약하니까 툭 끊고 가버리는 거지요. 중요한 점은 포기하지 않는 겁니다. 십만 번도 좋고 백만 번도 좋다는 자세로 계속 붙잡아 옵니다. 그래서 부지런히 말뚝에 맵니다. 그 약하디약한 사띠sati念의 끈으로 염처에다 맵니다.
  • 토론 Discussion

  1. (name)(text)
  2. (name)(text)

Paragraph 2.6.9
염처란 것 아시죠? 《염신경》에 보면 ‘호흡을 관하라.’ 할 때 그 호흡이 염처입니다. ‘이 몸이 걸을 때는 걷는 것을 관하라.’ 하면 걸음걸이가 염처입니다. 그대로 계속 쉬지 않고 끊임없이 잡아매는 것, 그게 염입니다. 간단없이 매고 챙기는 것, 그 염이 발달하면 단순히 매는 것뿐 아니라 운전까지 할 수 있게 됩니다. 마음을 길들여 장악하고 나면 자동차 운전을 배워 자동차를 운전하듯 마음을 조종하여 방향을 잘 잡아나가고 방해하는 것을 씻어내기까지 합니다. 빗질하여 때를 벗겨내듯이.
  • 토론 Discussion

  1. (name)(text)
  2. (name)(text)

Paragraph 2.6.10
이것이 바른 마음챙김[正念]인데, 그 처음은 부지런히 갖다 챙기는 것입니다. 도망간 놈 쫓아가서 붙잡아 오는 것, 바로 이겁니다. 이렇게 오로지 십만 번이든 백만 번이든 부지런히 잡아올 뿐입니다. 잡아와서 잘 길들일 뿐입니다.
  • 토론 Discussion

  1. (name)(text)
  2. (name)(text)

Paragraph 2.6.11
이렇게 잡아오되 묶는 말뚝은 될 수 있으면 색깔 없는 것으로 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부처를 염한다, 즉 염불한다, 다 좋습니다. 기독교에서 신을 관상한다, 그것도 좋습니다. 그러나 신이나 부처나 보살은 색깔이 너무 강합니다. 색깔 없는 것이 좋습니다. 왜? 우리는 정말 자유로워지려는 것이니까, 우리는 무엇으로부터든 끊임없이 해탈하여 자유로워지려는 것이니까 색깔 있는 무엇을 내 안에 담다가 나중에 그것으로부터 또 해탈하려고 몸부림치는 것보다는 처음부터 색깔 없는 것을 이용하는 게 좋습니다. 선이든 악이든 색깔이 없는 게 좋습니다. 그래야 색깔의 피해를 입지 않습니다. 그래서 부처님이 호흡이나 육신을 관하라고 하신 겁니다. 색깔 없는 대상을 염처로 하여 항상 우리 마음을 거기에 묶어 길들이도록 해야 합니다.
  • 토론 Discussion

  1. (name)(text)
  2. (name)(text)

Paragraph 2.6.12
길을 들일 때 어떤 주문을 외우는 게 아닙니다. 있는 그대로 바라볼 뿐입니다. 있는 그대로요. 요가에서는 긴 호흡을 해라, 조용하게 해라 하지만 《염신경》에 보십시오. ‘긴 숨을 들이쉬면 긴 숨을 들이쉰다고 안다, 긴 숨을 내쉬면 긴 숨을 내쉰다고 안다, 짧은 숨을 들이쉬면 짧은 숨을 들이쉰다고 안다, 짧은 숨을 내쉬면 짧은 숨을 내쉰다고 안다.’ 늙어가면 늙어가는 줄 알고, 병들면 병드는 줄 알고, 죽으면 죽는 줄 알 뿐이지요. 안다, 본다, 빠자아나아띠pajānāti(正智)합니다. 빠자아나아띠하면 빤냐paññā(般若)가 생겨요. 빤냐가 바로 피안에 우리를 날라주는 뗏목의 운전수요 법의 기수지요. 그저 있는 그대로 볼 뿐입니다. 세상에 제일 쉬운 방법이지요. 뭘 하란 말 하나도 없어요. 있는 그대로 보아라, 그저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기만 하면 되니까요.
  • 토론 Discussion

  1. (name)(text)
  2. (name)(text)

Paragraph 2.6.13
그것이 잘 자리 잡히면 그 다음에 ‘온몸을 경험하면서 들이쉬고 내쉬어라.’, ‘신행身行을 가라앉히면서 들이쉬고 내쉬어라.’ 그런 이야기입니다. 가라앉히라는 것은 사마타samatha를 기르는 일이고,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은 위빳사나vipassanā를 키우는 일이죠. 위빳사나, 사마타가 다 발전하면 마침내는 바른 마음챙김, 바른 집중, 그리고 칠각지七覺支의 실현과 팔정도八正道의 완성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불자는 이러한 길을 조용히 한걸음씩 나아가야 합니다.
  • 토론 Discussion

  1. (name)(text)
  2. (name)(text)

Paragraph 2.6.14
구하면 안 됩니다. 바라고 몸부림치면 안 돼요. 그냥 길을 꾸준히 걷다 보면 언젠가는 목적지에 닿도록 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서울에서 부산을 갑니다. 걸어서 가고 있습니다. 그 사람이 한 발 떼어놓고는 ‘부산 다 왔는가?’ 고개를 쑥 내밀고, 두 발 걷고 ‘다 왔는가?’ 내밀곤 하면 그 사람 곧 지쳐서 주저앉고 맙니다. 먼 길 걷는 사람은 방향을 딱 잡고 바라보면서 그저 한 발 한 발 걸어갈 뿐입니다. 그러한 자세로 여러분이 공부를 해보십시오.
  • 토론 Discussion

  1. (name)(text)
  2. (name)(text)

Paragraph 2.6.15
마음 길들이기를 이렇게 하라는 것이 부처님 가르침입니다. 음식도, 소리도, 머리카락도 그렇듯이, 이 마음도 그렇게 가르고, 삭히고 또 삭혀서 고급스럽게 만들어가라는 이야기입니다.
  • 토론 Discussion

  1. (name)(text)
  2. (name)(t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