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가닥가닥 찢는다
Paragraph 2.4.1
마음을 가닥가닥 찢는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마음을 푹 삭힐 수 있을까요? 이날치 명창은 ‘소리를 난마처럼 갈기갈기 찢어서 그 찢어진 파성을 빗질하고 가다듬어 댕기 땋아 내리듯 하는 것이 좋은 소리여.’라고 했습니다. 이 말을 마음에 적용하면, 이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야 한다는 말이 됩니다. 그걸 불교 용어로 풀면 ‘분석하라’, 즉 위방가vibhaṅga입니다. 불교, 특히 남방불교 전통은 분별 학파입니다. 일체를 갈기갈기 찢어서 법으로 분해하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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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2.4.2
불교에서는 바깥 현상을 찢어서 보는 것은 기본입니다. 현상은 지수화풍의 사대四大로, 성주괴공으로 가닥가닥 가릅니다. 모든 것을 분석해서 법이라는 요소로 갈가리 찢어놓습니다. 두 가닥만 엉켜 있어도 벌써 그건 법이 아니요, 그냥 갈가리 찢어서 가닥가닥 더 찢을 수 없을 만큼 찢어발기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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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2.4.3
소리를 갈가리 찢으면 파성이 되듯, 법을 찢으면 파법破法이 되겠지요. 그 파한 법을 빗질하고 가다듬어 댕기 땋아 내리듯 하는 것이 좋은 것입니다. 법을 갈가리 찢어서는 택법擇法을 합니다. 말하자면 간택을 한다는 말입니다. 법이라는 말 그 자체는 벌써 선, 불선을 전제로 한 개념입니다. 그래서 법을 찢는다는 것은 선법과 불선법으로 분해한다는 겁니다. 왜 그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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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2.4.4
우리가 타고난 이 마음은 탐·진·치 삼독심 덩어리거든요. 행行이지요. 행이라 한역된 말의 빠알리 원어는 ‘상카아라saṅkhāra’입니다. ‘어울려서 작용하는 것’을 뜻하지요. 상카아라 중에 ‘상’이란 말은 ‘모인다’는 뜻입니다. 여러 요소들이 모여서 어떤 심리작용을 하고 있는 것을 상카아라라고 합니다. 마음은 ‘여러 요소들이 모여 끊임없이 흐르는 것[遷流]’입니다. 이 모여서 흐르는 놈이 온갖 분란을 일으키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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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2.4.5
그래서 이 뭉쳐 흐르는 마음이란 놈을 갈기갈기 찢어서 법으로 분석하는 겁니다. 모여 흐르는 행이 만드는 피상적인 모습에 속지 않고 고놈을 갈가리 찢어가지고는 요소들로 낱낱이 분해를 하는 거지요. 두 개만 어울려도 행이 되니까요. 그렇게 가닥가닥 나누어 구분할 수 있는 최소 단위까지 분석해 들어가는 겁니다. 더 이상 나눌 수 없을 만큼 나누어 가지고는, 그 나눈 것을 선법, 불선법으로 철저히 정리하는 겁니다. 그것을 택법이라 이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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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2.4.6
그게 빗질하는 거지요. 빗질 왜 합니까? 때를 제거하고 머리를 잘 치장하여 아름답게 하려는 거지요. 우리가 마음이란 것을 다룸에 있어서도 머리 빗질하듯 해야 합니다. 그래서 ‘마음을 빗질한다.’고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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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2.4.7
빗질은 막 얽히고설킨 것을 가닥가닥 질서정연하게 만드는 것 아닙니까? 그렇게 ‘요소’로 자꾸 분석하여 법으로 간택하다 보면 좋은 작용을 하는 요소가 있고, 좋지 않은 작용을 하는 요소도 있습니다. 이렇게 각 요소들의 성질이 구분됩니다. 우리 마음을 각 요소로 분석하고서 좋은 작용을 하는 놈과 나쁜 작용을 하는 놈으로 가르는 것, 그것이 빗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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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2.4.8
한 요소에 대해 정확하게 ‘요거는 나쁜 요소다.’ 하고 들여다보는 순간 마음의 나쁜 요소는 무기력해집니다. 무력해져요. 왜? 마음이란 이놈은 말이요, 끊임없이 음식 공급을 받아 유지되고 있는 겁니다. 실제로 마음이 있느냐 하면 없거든요. 여러 요소들이 얽힌 애매모호한 에너지 덩어리이고, 이것들이 얼기설기 꼬여서 흐르며 변천하는 것이거든요. 이거저거 마구 섞인 에너지 덩어리가 흐르다보니까 뭐가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지요. 그렇게 지속적으로 흐를 수 있는 것은 자양분 공급을 끊임없이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누가 음식을 공급하느냐? 마아라Māra魔王가 하는 겁니다. 마아라가 에너지를 공급하기 때문에 뒤엉킨 요소들이 에너지를 가지고 흐르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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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2.4.9
그런데 우리가 이놈을 분석해서 선, 불선으로 빗질을 딱 해버리고 나면, 누가 불선에 대해서 자양분을 공급합니까? 안 합니다. 우리가 불선에 양분 공급을 한 것은 모르기 때문에 무의식중에 해온 것이지, 그 습을 알고 나면 안 하거든요. 그러니까 모르는 통에 섞여서 그냥 엄벙덤벙 넘어가면서 양분 공급을 받아오던 놈이라서, 분석하고 빗질을 해서 불선법이 되어버리는 순간, 요놈은 내버림 받은 존재가 되는 겁니다. 우리가 내버리려고 무슨 조치를 따로 하는 게 아니라, ‘불선이다’ 하는 순간에 고놈은 벌써 별 볼 일 없는 놈이 되어버리는 겁니다. 자연히 양분 공급이 차단되면서 무력해져 버린다, 이 말입니다. 그래서 불선한 요소가 영양실조에 걸려 시들시들 말라 죽어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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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2.4.11
마음이란 놈은 가닥가닥 꼬여가지고 유지되는 거거든요. 상카아라saṅkhāra이니까요. 얼기설기 그냥 모여가지고, 무엇인지도 알 수 없는 잡탕이 되어 흘러가는 것이기 때문에 빗질해서 요소로 분석해놓는 순간에 멸滅해버립니다. 그렇게 되기 전까지는 불선법에 대해서 우리가 끊임없이 영양 공급을 하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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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2.4.12
그러면 선법은 어떠냐? 끊임없이 빗질을 해서 선한 법에 영양 공급을 해가는 행위가 마음챙김, 사띠sati念입니다. 정념正念입니다. 불선법에는 굳이 뭔가를 안하지요. 사라지는 걸 내버려둡니다. 선법은 내가 필요하니까 거기에는 영양 공급을 하지요. 그래서 유지하도록 합니다. 사띠sati를 한다, 기억한다는 말이지요. 특별히 먹이를 갖다 먹이는 건 아니고 단지 기억하는 겁니다. 기억을 하니까 기억이라는 영양의 공급을 받아서 안 죽고 살아있는 것이지요. 그걸 선법이라 합니다. 불선한 요소가 사라지고 선한 요소만 남아서 질서정연하게 가다듬어져 신선한 영양 공급을 받으니까, 댕기 땋아 내리듯 아름답게 흘러가도록 한다는 말입니다. 이 또한 상카아라saṅkhāra行는 상카라인데, 무지의 혼돈, 암흑의 혼돈이 아니라 삭힌 음식이요, 가다듬어진 제3의 소리가 되는 겁니다. 그렇게 질서정연하게 마음을 삭히고 댕기 땋아서 유지시키는 이 공부를 우리는 마음공부라 합니다. 지금 여러분이 하려고 애쓰고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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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2.4.13
부처님께서는 마음을 분석하고 지배하는 방법을 여러 가지 법으로 설하셨는데, 요체는 이날치 명창의 이야기 그대로입니다. 마음을 법으로 갈기갈기 분석하라. 선법, 불선법을 가닥가닥 분석하고 파악하고 장악하라. 마음을 한 가닥 한 가닥 분해하라. 엉겨 붙어 기름 덩어리로 되어 있는 놈을 갈기갈기 찢어라. 그리고 빗질해내라. 기름이니 때니, 묻어 있는 것들을 싹싹 빗질해내라. 때가 기름하고 뭉치가 되어 뒤범벅이 된 이 마음이란 놈을 갈기갈기 빗질을 하라. 빗질은 분해 과정이면서 거기에 묻은 때를 제거해내는 과정이죠. 빗질해 정리된 마음, 명색이 아닌 법이 된 그 마음을 댕기 땋아 내리듯이 마음을 분해하고 빗질해서 가지고 놀라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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