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비담마를 기원하며
Paragraph 15.6.1
새 아비담마를 기원하며
한편 대승 불교가 중국에 와서 나름대로 큰 발전을 이룹니다. 그래서 그 정점을 이룬 분이 지의智顗 천태대사天台大師(538∼597)인데, 그분은 나름대로 대승 불교를 중국화하는 창조적인 노력을 했습니다. 천태대사가 창조적으로 노력을 했으니 불교가 대단히 중국적이고 중국식으로 교학적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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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15.6.2
너무 교학적으로 흐르다 보니까 ‘수행하는 데 그 많은 복잡한 교학이 뭐 필요한가, 좀 놓자, 논리는 좀 그만 두자, 부처님 가르침이 마음 닦는 것이라면 그럼 뭐 마음부터 한번 닦아 보자’ 이렇게 돌아갑니다. 그래서 소위 불립문자不立文字하고, 그리고 이제 마음을 참구하게 됩니다. 이런 흐름의 대표가 되는 분이 육조六祖 혜능慧能대사(638∼713)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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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15.6.3
혜능대사는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르는 무식꾼이라고 전해오지만, 그건 교학적 측면이 강조되는 시절이다 보니까 부풀려진 것 같아요. 그 스님이 하신 말씀을 보면 학문에 조예造詣가 깊은 것 같아요. 재미있게도 천태대사가 나온 지 꼭 백 년 만에 육조 혜능대사가 나와서 중국에서 불교가 창조적 변신을 합니다. 그 결실이 선종禪宗 불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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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15.6.4
우리나라에서는 대표적으로 원효元曉대사(617∼686) 같은 분이 나오셔서 창의적인 노력을 했지요. 대승 경전의 교학을 논하면서 여러 저술도 남기고, 저자거리에 가서 노래도 부르는 등 갖은 방편을 쓰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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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15.6.5
그러나 과거에 우리 민족은 중국 불교의 영향을 받아 모방하는 정도에 그친 면이 큽니다. 원효스님 저술마저 중국 불교의 산품으로 간주될 정도니까요. 그러다 보니 새로이 불교를 해석하여 그 시대 그 장소에 맞는 이렇다 할 아비담마가 나오지 못했다고 봅니다. 그것이 오늘날 한국 불교의 살림살이, 즉 내용이 빈약한 원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 지구촌 시대는 과거 어느 때보다 아비담마가 절실히 요청되고 있는 엄중한 시대입니다. 따라서 뿌리 깊은 전통을 지닌 한국 불교가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여 불법을 이 시대의 지도 가치로 살려내고 그리하여 새롭고 창조적인 아비담마를 내놓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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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15.6.6
이 시대 우리 인류에게 필요한 아비담마를 창조하는 노력을 우리가 선도할 수 있도록 진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가 새로운 아비담마를 통하여 부처님과 인류에게 빚 갚기 시대로 들어가야 하겠습니다. 우리 민족이 주변 국가들로부터 문화적 신세를 많이 졌으니 이제 우리도 갚을 때가 됐지요. 우리 민족도 각계각층에서 빚 갚는 노력을 해야 하고, 그러려면 먼저 문화 활동에서 시작되게 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와 같은 노력이 계속되고 좀 더 심화되어 체계성과 논리성 그리고 보편성을 지녀서 이 시대의 창조적인 아비담마 운동으로 이어지게 되기 바랍니다. 이제 우리가 새로운 아비담마 시대를 열어가야 하겠습니다. 이 시대 우리 인류에게 필요한 아비담마를 창조하는 노력을 진지하게 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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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15.6.7
시절 인연이 무르익었는지 이제 한국도 ‘해동海東’ 한국을 벗어나 세계 속의 한국으로 발돋움하고 있습니다. 연예계에서 그 서막을 열고 있지요. 〈고요한소리〉도 부처님과 인류에게 빚 갚는 길에 동참하기 위하여 보편성을 지닌 아비담마를 창조해야 한다는 좀 큰 뜻을 가지고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고요한소리〉는 부처님 원음을 알리려는 역할을 자임하고 나서서 나름대로 애를 써왔습니다. 우선 인프라 개선이 급선무라고 느꼈습니다. 〈고요한소리〉를 시작할 때, 당시 우리나라 불교 책이 탈자, 오자, 편집, 인쇄, 제본 모두가 매우 조잡하고, 값도 비싸고, 또 한자투성이어서 이런 걸 고치고, 한글세대에게 맞는 출판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면에서 〈고요한소리〉 출판물은 저가격, 고품질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특히 윤문에 정성을 쏟아왔습니다. 그동안 독자들이 근본불교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BPS 책자들을 번역 소개하는 작업부터 시작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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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15.6.8
그런 작업은 빠알리 경의 존재도 잘 모르던 시절에 빠알리 경을 소개하기 위한 방편이었습니다. 마침내 여러 스님들과 불자들이 빠알리 경을 공부하러 유학을 다녀오고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불과 30년 만에 개인의 노력으로 빠알리 경을 두 질이나 번역해내는 등 획기적인 성과가 이루어졌습니다. 이런 면에서 보더라도 우리 스님들과 불자들이 부처님 원래 가르침에 대한 관심과 에너지가 충만해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더욱더 창조적인 단계로 발전하여 인류에게 기여할 수 있게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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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15.6.9
최근 〈고요한소리〉에서 ‘소리’ 문고가 나오는데, 그건 여기 법회에서 한 이야기를 엮은 것입니다. 언젠가 근본불교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본격적으로 추진해서 외국에도 알리고자 합니다. ‘소리’ 문고가 외국에서도 읽히게 되면 한국의 근본불교 연구 성과가 더 널리 전달되지 않을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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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15.6.10
조금 전에 아비담마가 얼마나 중요한지 짚어 보았지요. 그렇다면 과연 이 시대에 맞는 합리적이고 보편적인 아비담마는 어떤 것일까요?
종교든 신앙이든 믿음이든 어떠한 종교성도 배제하고 순수하게 진리 자체를 추구하면서 이 시대의 중생을 위해 노력한다면, 그것이 아비담마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요즈음 새로 일어나고 있는 과학도 넓은 의미에서 아비담마라고 봅니다. 불교의 입장에서 보면 과학 역시나 진리를 추구하는 아비담마 운동입니다. 이 시대에 진리를 추구하는 노력이니까요. 물론 응용과학 분야가 주를 이루고 상업적인 면이 지배적이지만, 그래도 서양에서 양심적으로 진리를 추구하는 사람은 역시 과학자들이라고 봅니다. 순수과학자들이 진리를 추구하려는 노력, 그것은 아비담마적 노력이라 봐야 되겠지요. 그러나 그것은 과학적인 언어로 과학적 방식으로 과학자들이 하고 있는 아비담마입니다. 그렇다고 과학이 하는 아비담마도 아비담마니까 과학이 하는 아비담마를 불교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불교와 과학은 추구하는 진리의 범주가 아직은 현격하게 다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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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15.6.11
결론적으로 불교적 아비담마를 창조하는 것이 이 시대의 새로운 흐름이라고 볼 때, 과학적 아비담마와 불교적 아비담마가 서로 겨루기도 하고 서로 협력도 해서 어떠한 새로운 사상적 경향을 빚어낼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는 가능하다고 봅니다. 그런 새로운 아비담마를 빚어내는 것이 이 시대를 사는 우리의 의무가 아니겠습니까? 그 과학적 아비담마를 어떻게 불교와 접목시킬 것인가가 과제입니다. 최근 미산스님이 카이스트에 ‘명상과학연구소’를 마련하고 ‘하트 스마일 명상HST’ 운동을 펴고자 노력하시는 것도 불교와 과학을 접목하는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참 시의적절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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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15.6.12
그런데 이 시대 아비담마를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부딪치는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오늘날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들이 실로 엄중합니다. 한국 사회가 지금 겪고 있는 이 상황이 범상치 않습니다. 과거 우리가 살아 온 시대는 암흑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는 그야말로 웃음을 잃어버린 세대입니다. 게다가 우리가 불신 시대를 살고 있지 신뢰 시대를 살고 있습니까? 예를 들면 자식들에게 ‘정직하라, 참되어라, 거짓말하지 마라, 남 속이지 마라, 나쁜 말 하지 마라’라고 법에 있는 말 그대로 가르치지 못하고 있지요. 오히려 요새는 ‘남 믿지 마라, 낯선 사람 오거든 경계하라’라는 식으로 조심시켜야 하는 불신의 시대, 어둠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어떤 가치를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하는데, 모든 가치를 무너뜨리고 부정하고 두려워하고 있으니 이 세상살이가 어떻게 편할 수 있습니까? 어떻게 자식 교육을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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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15.6.13
어린이 포교 문제도 이 사회에선 큰 딜레마입니다. 아무런 독자적 사유 능력과 판단 능력이 없는 어린이들에게 종교적인 성향을 주입시키는 것은 그들을 세뇌하고 맹목화하는 것 아닙니까? 어린이들에게 불교 교육을 시키기가 어려운 것도 문제이고, 그렇다고 교육 자체를 포기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어린이 교육 문제만이 아닙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인류 초유의 대 변혁에 당면하여 모든 기존 가치관과 사고체계들이 존립 차원에서 고민하고 있습니다. 특히 기존 종교들의 경우가 더욱 심합니다. 이럴 때엔 4차 산업혁명의 주역인 과학 기술계와의 대화가 필요할 텐데 기존 종교들은 이 면에서 난관에 봉착합니다. 단 불교만은 예외입니다. 중도中道와 합리주의 때문입니다. 불교는 얼마든지 과학과 소통이 가능할 뿐 아니라, 그들의 문제를 푸는데 크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유일한 실체입니다. 현재 상황이 인류에게 위기로 변질된다면 그땐 더욱이나 불교의 역할이 커질 것입니다. 불교를 지혜와 자비의 종교라고 하지요. 물론 이때 종교라는 말은 ‘마루 종宗, 가르침 교敎’ 자의 ‘근본적 가르침’을 뜻하지요. 불교가 지혜를 중요시하는 만큼 불교는 어떻게 하면 그 지혜를 계발할 것인가 그리고 우리 인간에게 지혜의 근본이 되는 요소가 무엇인가를 천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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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15.6.14
요새 한국 사회에 평등과 평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조금은 어둠이 스러져갈 징조도 나타나고 있지요. 사람답게 숨 좀 쉬고 살게 되겠다는 기대 아니겠습니까? 그런 희망이 생긴다는 건 참 대단한 이야깁니다. 그것은 드디어 불교가 불교답게 부처님 가르침인 법, 담마를 논하고, 이 시대를 위한 아비담마를 창조할 수 있도록 여건이 성숙되고 있다는 증좌證左라 봅니다. 불교는 편안함과 안온함이어서 절박함이나 긴장과는 거리가 멉니다. 본질적으로 불교는 평등과 평화의 가르침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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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15.6.15
그런데 불교는 진리에 관한 이야기이다 보니까 진리를 논하는 사람이 현실 세계에서 겪어야 하는 온갖 애로는 피할 수 없습니다. 어떻든 이런 난관을 넘어서는 것이 이 시대에 우리 불자들의 과제이고, 새로운 아비담마를 창조하려는 노력을 통해 우리가 풀어내야 할 과제이기도 합니다.
여러분, 이 시대를 위한 새로운 창조적인 아비담마의 창발은 부처님 가르침, 담마를 향한 스님들과 불자들의 에너지가 충만하고 염원이 나날이 커질 때 비로소 가능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 함께 그런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기대하면서 정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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