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회의 시간관으로
Paragraph 14.7.1
윤회의 시간관으로
앞에서 말한 대로 인간을 해탈·열반으로 이끌어주는 불법을 잘 살려내어 인간의 존재 목적인 향상 공부를 하려면 우선 서양의 시간관 때문에 발생하는 21세기의 고苦로부터 벗어나야 합니다. 또 그러려면 시간에 대한 경직되고 긴장된 태도를 먼저 풀어야 합니다. 그리고 반드시 ‘업과 윤회’가 무엇인지 눈을 떠야 합니다. 현재 ‘업’이라든가 ‘윤회’와 같은 개념이 이 인류에게 과연 보편적으로 수용될 수 있을지 생각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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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14.7.2
먼저 미국을 한번 살펴봅시다. 나는 아들 부시 Jeorge W. Bush 대통령 이후 미국에서 유럽 문명이 쇠퇴하고 미국 문화가 일어나는 것을 지구촌에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 하나의 가능성으로 바라보고 싶습니다. 부시가 대통령에 당선되고서 ‘드디어 미국다운 미국의 시작이다.’라고 한 그 말을 ‘유럽의 연장으로서의 미국은 이제 끝내야 한다’는 뜻으로 보기 때문이지요. 말하자면 유럽의 연장이 아닌 새로운 미국을 기대해 보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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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14.7.3
‘미국다운 미국’이라면 백인·흑인·아시아인의 인종적인 혼합도 있을 거고, 각종 종교의 교류도 있을 거고, 아시아 문화·유럽 문화·이슬람 문화, 또 대륙 문화·해양 문화의 융합도 포함되어 그야말로 용광로를 이루는 것이라야 하겠지요. 그 용광로가 이글이글 타면 그 속에서 쓸 만한 쇳조각 하나 정도는 나올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것이 명실상부한 지구촌의 탄생에 도화선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보는 거지요. 그런 점에서 긍정적인 미래의 창조라는 측면을 보고 싶은 것입니다. 물론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겠지만 제국주의나 인종주의, 지나친 물질주의로의 경도傾倒 등등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겠지만, 그런 것들은 유럽적 이데올로기와 문화가 점차적으로 퇴조되면 함께 희석되어 갈 수도 있을 테니까요. 이런 변화는 혼자의 역량으로는 버거운 짐일 테지만 이웃들의 도움이 있고 시대의 변모에 때맞춘다면 얼마든 가능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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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14.7.4
‘미국’은 하나의 국가를 지칭하는 용어이기는 하지만 그 나라는 오히려 하나의 법체제法體制라 볼 수도 있지요. 세속법이긴 하지만 법률로 탄생하고 법률로 지탱하는 면모가 어느 나라보다도 강하게 드러나니까요. 여느 나라들이 지역적·인종적·역사적 요인에 의해 자연스레 형성된 것과는 매우 다른 특이한 구조물이지요. 그 미국의 법체제에 인류의 발달된 면모들이 만일 결합된다면 어떤 통합적 창조 운동이 일어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런데 그동안은 미국이라는 법체제가 유럽 문화를 이어받으면서 유럽적인 한계까지 상속받아 거기에 매여 왔습니다. 이것이 바로 미국의 태생적 문제였습니다. 그런데 유럽으로부터 벗어나 ‘미국다운 미국’이라는 새 방향을 설정하고 자기 식 걸음을 내디딘다면, 그리고 그런 미국을 아시아대륙이 도운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물질적 도움이 아니라 ‘정신적 도움’ 말입니다. 어떤 정신적 도움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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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14.7.5
저는 아시아라는 구대륙이 신대륙 미국에게 윤회관輪回觀, 재생관再生觀, 업관業觀, 그리고 특히 업보관業報觀을 알려줌으로써 미국으로 하여금 지구적 과업을 깜냥껏 튼실하게 한몫 감당해내도록 성숙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려면 불교의 시간관을 통해 서양적 시간관에서 탈피하도록 돕는 것이 선결과제입니다. 오늘날 물리학계에서는 ‘시간도 휜다’는 사실을 발견하면서 시간의 직선 개념을 폐기하는데 성공하고 있잖아요. 또 앞서도 얘기했듯이 시간의 흐름을 환상으로 인식, 통찰하기에까지 이르고 있어요. 이쯤 되면 기독교적 시간관은 탈피하고 있다고 봐야겠고, 어찌 보면 불교의 공관空觀에 근접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아직 윤회관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고, 오히려 가치관의 혼돈을 초래하여 크게 방황하고 있는 것처럼도 보입니다. 그래서 우주적 질서인 윤리 도덕면에서는 매우 소극적 자세에 그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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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14.7.6
현재 닥친 인류의 위기를 자연복귀 운동이나 생태주의 이념 정도로 극복할 수 있을까요? 이미 인류가 칠십억을 넘어서고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은 현실로 나타나고 있지 않습니까. 위기를 해결하는 길은 머리 놀음도 아니고 육체적 놀음도 물질적 놀음도 아닐 것입니다. 부처님이 제시하셨듯이 결국은 불법Dhamma을 알고 잘 행하는 지혜가 퍼져야 합니다. 불법의 지혜에 의해서 인류가 처음으로 당면하고 있는 오늘날의 전 지구적 위기를 극복하고 살아남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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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14.7.7
이 위기를 극복하려면 현재 닥친 위기의 성격에 대한 이해가 우선적으로 필요합니다. 이미 시작되고 있는 21세기의 위기는 다른 세기의 위기와 어떻게 다른가, 바로 직전 20세기의 위기와 어떻게 다른가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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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14.7.8
20세기 문제의 특성은 ‘직선적 시간관과 그에 수반된 관념들이 물리학에 의해 붕괴되기 시작했는데 막상 그 공백을 메워줄 새 시간관은 미처 찾지 못하면서 제반 상황에 내포된 모순들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웃자라 불거져 나오기 시작한 데서 온 것’이었다고 볼 수 있지요. 돌아보면 20세기는 절대 국가로부터 상대 국가로, 즉 독립 국가로부터 EU, UN 등 국가 연합으로, 태환 화폐로부터 불태환 화폐로 다시 신용·금융경제로, 철기·철제 무기로부터 핵무기로, 정형·규범으로부터 비정형·규범 붕괴로, 제국주의·식민주의로부터 민족주의·국가주의로 이행하는 세기였지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뉴턴의 ‘절대 시간’으로부터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따른 ‘변하는 시간’으로 시간 개념이 바뀐 것입니다. 이런 변화들은 지금까지의 서구 역사의 흐름에 견주어 볼 때 기존 가치관의 틀을 뒤흔드는 엄청난 지각 변동이 될 수 있으며, 그에 수반하는 파장도 대단히 클 수밖에 없어 가히 쓰나미적 변혁의 세기라 할 만합니다. 이런 변혁을 순기능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보다 큰 그릇으로 담아내지 못하면 넘쳐나는 에너지가 파괴력으로 발전하게 마련이지요. 20세기의 변혁이 지나친 변화가 되어버리지 않도록, ‘지나침’으로 내뻗어 버리도록 방치하지 않고 더 큰 그릇에 담아내는 과정이 되어야겠지요. 요컨대 문제는 이 모든 것은 ‘지나침’에서 비롯되었고, 그것은 잘못된 시간관과 밀접한 연관이 있고, 그리고 그 ‘지나침’을 지나침이 되지 않도록 만들 큰 그릇이 필요하다는 거지요. 그러면 그 다음 21세기의 성격도 어느 정도 규정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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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14.7.9
아무래도 21세기는 20세기의 ‘지나침’에서 야기되는 문제들을 껴안게 된다는 것이 하나의 특징이 될 겁니다. 지나친 파괴력을 막아내고 아예 차원을 달리하여 파괴의 의미를 무화無化시키는 것, 지나친 성장 추구로 인해 빚어진 기후 변화에 전력을 다해 대처하는 것 등등입니다. 국가·거대기업·교육·의료·군사 기구 같은 지나치게 거대하고 복잡하고 둔중한 사회 기제機制의 문제를 직시하고, 그 무엇보다도 지나치게 자유분방한데서 야기되는 온갖 욕구를 제어하는 문제 등을 파악하고 방향 전환을 해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나침’을 제어하는 ‘중도中道’ 가치의 본격적 추구가 21세기의 특징이 될 것으로 내다볼 수 있습니다. 일직선적 진행은 극단으로 내달릴 수밖에 없고 극단은 ‘지나침’이 되기 마련입니다. 그러니 ‘지나침’을 본질적 숙명으로 하는 일직선적이고 절대적인 사고방식을 완전히 철저히 극복하고 초탈하는 것이 기본 과제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은 자연히 시간관에도 정비례로 반영되어야 합니다. 다시 말해 ‘중도’ 추구가 가능하려면 인류가 불교의 윤회적 시간관으로 바른 견해를 정립正立하는 것부터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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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14.7.10
인류가 이만큼 성숙하고 발전해 오느라 얼마나 힘들었습니까? 오늘 이만큼 법法을 논하고, 윤회고輪回苦에 관심을 가질 만큼 성숙된 데는 길고 긴 성장통의 시간이 있었던 거지요. 그러다가 이제 겨우 법을 헤아려 볼 만큼의 수준이 되었는데, 여기서 그쳐버려서야 되겠습니까. 지금까지 기울여온 인류의 노력이 헛되고 의미가 없게 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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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14.7.11
석가모니 부처님이 법을 펴신 이후 그동안 많은 아라한이 나오기는 했지요. 그러나 지금부터 정말 사람다운 사람, 진실로 참된 존재, 아라한이 수도 없이 나와야 되는 겁니다. 그래야 이 우주도 힘을 받아서 성주괴공의 진실을 힘차게 시현示現해 나갈 것 아닙니까! 부처님이 대반열반大般涅槃에 드시면서 비구들에게 마지막 가르침을 설하셨습니다.
이처럼 비구는 자신을 섬으로 삼고[自燈明] 자신을 귀의처로 삼고[自歸依] 남을 귀의처로 삼지 말라. 법을 섬으로 삼고[法燈明] 법을 귀의처로 삼고[法歸依] 다른 것을 귀의처로 삼지 말라.
Evaṃ kho bhikkhu attadīpo viharati attasaraṇo anaññasaraṇo, Dhammadīpo Dhammasaraṇo anaññasaraṇo.1
모든 형성된 것은 스러지는 법이다. 주의 깊게 정진하여 방일하지 말고 해탈을 이뤄내도록 하라. Vayadhammā saṅkhārā. Appamādena sampādet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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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14.7.12
부처님이 하신 이 말씀은 ‘너희들에게 내가 법法이라는 상속을 준다. 이걸 잘 받아서 잘 지니고 살려내라.’는 가르침입니다. 우리는 법을 알고 실천하며 진리를 구현하는 이 불법이 오래 오래 지속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여러분이 불교를 만날 때마다 절집에 들어올 때마다 마음으로 한 가지를 생각하고 들어오십시오.
법法은 크다, 법은 대단히 크다! 그런데 ‘나’라는 그릇이 너무 작다, 그래서 법문을 듣는다. 오늘 나의 그릇을 넓히러 간다. 자꾸 좁게 옭아매는 평소의 태도를 이 순간만이라도 좀 풀어보자, 느긋해지자. 그래서 법이 무엇인지 느긋하게 한번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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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14.7.13
이런 너그러운 마음가짐을 늘 다져보십시오. 법문을 들음으로써 자기 사고 영역을 넓혀서 자기 마음의 품을 넓히는 수행이 되도록 하십시오. 그것이 바로 지난 20세기적 웃자람을 막아내는 21세기의 새로운 ‘큰 그릇’의 조성 과정이기도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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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14.7.14
여러분, 바보 예찬론도 가끔씩 나왔지요. 왜? 창조는 열심히 노력한다고만 해서 되는 게 아니더라는 말이지요. 창조적 영감 같은 것은 오히려 정신적 노력과 이완弛緩이 교직될 때 비로소 나오는 수가 많으니까요. 그러니 좀 느슨한 것, 좀 어리숙한 것도 필요합니다. 천재들이 자주 경험한다지요. 사실은 알맞게 풀어진 마음, 느긋하게 여유 있는 마음, 그래서 유연한 마음, 이건 대단히 건강한 마음이며 해탈에 통하는 길입니다. 그래서 부처님은 열반을 ‘무병·건강’이라고도 표현합니다.
병 없음이 최상의 이득이고 열반은 최상의 지복至福이니라. 불사로 이끄는 길들 중 팔정도가 안온함인 것을.
Ārogyaparamā lābhā nibbānaṃ paramaṃ sukhaṃ.Aṭṭhangiko ca maggānaṃ khemaṃ amatagāminan-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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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14.7.15
이렇듯 건강한 마음은 당연히 ‘불교의 시간관’ 그리고 ‘업과 윤회’의 이치를 편안하게 받아들이게 될 것입니다. 한 해 한 해 지나가면서 저승 문턱은 다가오는데 그 저승을 내가 어떤 태도로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거듭거듭 되돌아보십시다. 아직 여력이 있을 때 자신의 정신건강 상태를 잘 챙겨보자는 것입니다. ‘내가 과연 어떤 자세로 시간을 대하고 있는가? 어떤 자세로 죽음을 대하고 있는가?’ 곰곰이 돌아보십시다. 혹시 서양식 직선적 시간관에 젖어 있어서 공포로 죽음을 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건강한 안온심으로 대하고 있는지 살펴봅시다. 그리하여 불교의 시간관에 굳건히 입각해서 업과 윤회와 해탈의 의미를 깊이 새기는 공부가 되도록 노력합시다. 부처님 법 만난 이 귀한 걸음들이 헛되지 않고 여러분에게 소득이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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