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시간관
Paragraph 14.3.1
중국에서 역사는 삼황오제三皇五帝에서 비롯됩니다. 삼황오제는 성인이니까 높은 지혜와 덕으로 만민에게 선정을 베풀고 도덕을 가르쳤겠지요. 그것이 중국에서 시간의 시작인 셈입니다. 이렇게 보면 중국에서의 시간이라는 것은 서양과 달리 원죄로 출발하는 끔찍한 시작도 저주스러운 시작도 아닙니다. 그런데 중국의 시간관에서는 시간의 끝에 대한 관념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러니 일종의 낙관적 상고주의尙古主義라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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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14.3.2
이런 생각은 중화中華 질서를 만드는 데도 영향을 미칩니다. 삼황오제가 모든 권위의 시발이고, 중화민족이란 삼황오제의 선정을 누리는 동포이며, 그 바깥에 사는 외족, 소위 외이外夷들은 삼황오제의 은덕을 누리지 못하고 소외된 바깥 무리들, 즉 야만인 오랑캐라고 보았지요. 그리되면 중국은 모든 가치의 근원인 삼황오제의 덕을 사방에 펴서 외이들로 하여금 그 덕을 입도록 만드는 것을 사명으로 삼을 수 있었겠지요. 삼황오제로 시작된 중화민족의 흐름이 끊어지지 않고 지속된다면 시간이 갈수록 외이들이 들어와 복종하며 그 감화를 수용할 것이고, 시간이 갈수록 감화되는 외이들이 늘어나 마침내 온 인류를 솔토지민率土之民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 그들의 사고방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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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14.3.3
삼황오제의 도道를 펴니까 중국민족이 가는 길은 왕도王道이고 중국에 도전하는 자들은 패도霸道라는 겁니다. 이런 식으로 왕도와 패도를 구별하는 가운데 중화화中華化를 합리화하면서 이른바 중국인들의 정통성을 세우려 애쓴다고 봐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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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14.3.4
중국인의 사고방식이 그러하니까 자기들은 왕도이고 덕화德化를 펴고 문명화하고 있으니 언제나 선善이라고 상당히 편하게 말합니다. 무력을 쓰더라도 왕도를 펴기 위한 것이라고 쉽게 합리화시키는 겁니다. 이런 편리한 사고방식에 길들어 있으니까, 임어당林語堂의 말처럼 ‘중국 사람들은 생각을 해도 머리로 안하고 배로 한다.’는 지적도 나올 수 있는 건지 모르겠어요. 그만큼 배짱도 두둑해질 수 있을 테지만 하여튼 딱 ‘배의 사고방식’입니다. 시작은 있지만 끝은 없는 중국식 시간관념은 오로지 현생 위주의 낙관주의로 보입니다. 이를 좀 더 들여다보면 과거에 중심을 두는 상고적尙古的·중원적中原的 사고방식과 중국식 시간관념이 궤를 같이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잘되면 온고지신溫故知新이 될 터이고 자칫하면 과거 지향성·퇴영성退嬰性 문화의 덫에 걸릴 수도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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