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라는 후보지
Paragraph 11.3.1
인도라는 후보지
그럼 남는 것은 인도밖에 없었지요. 그래서 천상 인도로 가야겠는데 인도 어디를 가야 하는가? 당시 인도는 아리안족이 들어와 그 이전에 청동기 문화를 누리던 드라비다족을 도륙 내고 칼 같은 철기를 휘두르며 국가를 형성하면서 인도 지배를 한창 확대하던 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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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11.3.2
이런 상황에서 아리안족에 태어나면 침략자 집단에 속하겠지요. 침략자는 철학 안 합니다. 침략자는 정치합니다. 아리안족은 정치를 하고 있는 종족들인데 거기에 태어나서는 곤란하겠지요. 그러면 드라비다족은 어떠냐. 아리안족에게 박해를 받아 막 쫓겨 가느라 정신이 없어요. 당시 드라비다족은 밀려서 남쪽 데칸 고원으로 쫓겨 가는 상황인데, 피난 가는 민족이 무슨 철학을 합니까. 그래서 거기도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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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11.3.3
그래서 가만 보니까 원주민들이 드라비다족 외에도 다양한데, 그중에서 아리안족의 팽창 세력이 아직 닿지 않아 지금은 태평성세를 누리고 있지만 조만간 풍전등화의 위기에 봉착할 숙명인 지역에 눈을 돌리게 됩니다. 즉 자기 문화가 있는데 새로운 문화와 만나서 그 도전을 받고 또 거기에 응전하는 과도기적인 위기 상황을 연출할 지역이 후보로 떠오릅니다. 너무 안일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절망적이지도 않은, 충분히 긴장되고 몸부림치되 기댈 언덕도 있는 그러한 지역이 좋겠지요. 정법을 깨닫고 펴려면 사바세계의 성격이 농축된 곳이어야 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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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11.3.4
왜 사람 세계에 가서 사람 몸을 받아야 성불할 수 있느냐? 모든 고苦가 가장 농축되어 있는 곳이 사람세계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도 고를 생각하고 음미하고 판단하고 비판해서 고로부터 벗어나려는 몸부림을 칠 수 있을 만큼 낙樂도 알고 낙에 대한 강렬한 집착도 있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축생계도 안 되고, 천상계도 될 수 없어요. 지옥 아귀는 더욱 말할 것도 없고. 인간계는 고반낙반苦半樂半, 즉 고가 반이고 낙이 반인 세계지요. 그러한 세계에서 성불이 가능하거든요. 요새 말로 하자면 모순도 많고 이치를 깨달을 능력도 있는 것이지요. 모순이 많아야 이치를 배울 수 있지요. 그래야 고민도 깊이 실감나게 해볼 수 있고, 깊은 철학도 나올 수 있습니다. 너무 편안한 천상계나, 인간계라 해도 배에 살이 피둥피둥 찌는 데서는 정치는 있지만 철학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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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11.3.5
고반낙반이 이상적으로 연출되는 장소, 그것도 밀도 있고 아주 긴박하게 진행되는 장소, 그러한 장소가 아니면 대성인大聖人, 대철인大哲人이 나올 수가 없어요. 즉 해탈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되는 겁니다. 그래서 앞으로 위기에 봉착하면서 투쟁할 곳, 몸부림칠 곳, 고민할 곳, 그런 곳을 찾다 보니 까삘라성이 딱 맞는 겁니다. 물론 까삘라성 말고도 그런 곳이 여럿 있겠지만, 그중에 부모 인연을 따라 까삘라성을 택하셨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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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11.3.6
까삘라성에 살던 석가족이 인종적으로 어떤 종족이었는지는 학술적으로 단정할 수 없습니다. 보통은 아리안족이라고 생각해 왔었지요. 그런데 석가족은 쌀을 경작해서 밥을 먹던 농경문화가 기반이었지요. 아리안족은 저 사막지방에서 온 유목민이에요. 유목민이 농경민족으로 그렇게 손쉽게 정착했을까요? ‘정반왕淨飯王’의 반飯 자가 ‘밥 반飯’ 자거든요. ‘맑은 밥 왕’이라. ‘깨끗한 밥.’ 그처럼 농경민족 특유의 이름을 가진 왕이 과연 유목민족의 후예일까요? 지금도 학설이 분분합니다. 아직 드라비다족이 남아 있었다는 설, 또 드라비다족 자체를 어떻게 보느냐도 중구난방입니다. 일본 학자 중에는, 아마 자기와 동일시하려는 유혹에서겠지만, ‘부처님은 몽골족이다’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누구도 단언하지 못해요. 다만 석가족이 아리안족이었다 하더라도 대단히 약소한 나라여서 조만간 인도 대륙에 펼쳐질 정치적 대통합의 과정에서 흡수될 운명에 놓여 있는, 따라서 정치적인 고뇌를 눈앞에 두고 있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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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graph 11.3.7
그러하기에 까삘라국은 심각한 고뇌의 장이 자라날 비옥한 땅이었습니다. 게다가 부처님은 지배 계급인 정반왕의 자식으로 태어납니다. 일반 국민이야 까짓것 나라가 망하든 흥하든 배만 부르고 죽지나 않고 살면 그만인데, 왕족이나 지배자가 되면 다르잖아요. 아무리 작은 나라라도 까삘라국의 흥망은 자기 운명과 직결되지요. 그래서 대단한 긴박감이 감돌 수 있는 곳이지요. 즉 사바세계의 고苦를 유감없이 겪을 수 있는 장場이다, 이 말입니다. 그래서 부처님은 까삘라국을 택해서 몸을 나투기로 결심하시고 태어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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